김익택 소설가의 시가 잇는 풍경 4
소하
0
143
2022.04.11 14:09
사랑 경험삼아 하는 거 아니잖아요
김 익 택
우산도 없이 비 오는 길을 걸었습니다
머리가 젖고 어깨가 젖고 바지가 젖어
신발이 절벅거렸지요
그래도 가슴이 답답했지요
한번 돌아선 마음은
믿음을 회복할 수 없었지요
후회는 그 다음의 일이고요
괴롭지 않다면 미친놈처럼
비를 맞고 돌아다니지 않겠지요
무슨 말을 해도 이해가 안되요
나 모르게 남자를 만나고 있었다는 거
그녀가 다시 돌아온다 해도
이제는 내가 용서 못해요
막상 당하니까 기분 참 더러웠어요
내가 바보 같았지요
헤어지는 거 자랑할 일은 아니잖아요
친구들에게 무슨 말을 하겠어요
만남은 몰라도
사랑을 경험삼아 하는 거 아니잖아요
이 비가 생각을 깨끗이 씻어주면 좋겠어요
그 사람과 있었던 모든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