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현 시인의 아름다운 시절, 오늘을 사는 이야기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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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0 00:25
조용현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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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은 들 어떠리
조용현
아리따워서 눈길이 머무르고
너무 고와서
어느 한곳도 놓지 질 않았소
청순하다 하기엔 기품이 넘쳐
흐르고
가련하다 하면
이내 마음은 더 서글퍼진단 말이오
아랫마을엔
벌써 살구 꽃이 피었고
윗동네 초가집은 복사꽃이
지붕을 가렸다지요
비가 오면 어떻고
볕이 내리쬐면 어떠리 오
조금 늦은 들 뉘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니
오소서
홀로 지새우는 달 밝은 밤엔
격에 맞은 이름을 지어
드리리다
과수원 모퉁이 드러 설 땐
이화 梨花네 문패를
꼭 보소서
이슬처럼 숙연하게 오신 님을
기꺼이 맞으오리다
***시작 노트
일찍이 매화도 피었고 벚꽃도 피고 앵두 복사꽃까지 피었지요.
오는 길을 잃어버렸는지 뒤늦게 피어 올
배꽃을 기다리며 글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