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 최종원 작가
정월 대보름 * 최종원 작가
정월 대보름
최종원
쥐불놀이 깡통 속에는
똥그란 달에 비친
그대 모습 그리며
내마음이 활활 타고 있다
호두처럼 단단한 그대마음 열려다가
그만 이만 부러졌다
오곡밥에 아홉가지 나물을 먹어도
입맛은 깔끄럽고
속은 허하다
차라리 귀밝이 술로
그리움을 달래야 겠다
어제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은
눈썹이 희여짐을 저어함이 아니라
그대향한 사랑을 놓지 않은 까닭이라
달집을 태워
동그란 내마음을 대보름달께 빌어
그대에게 보내고 싶다
풍등을 날려 새침한 그대에게
날아가고 싶다
정월 대보름은
설날 같은
고유명절이라는데
'개 보름 쇠듯'하는
나의 안타까운
정월 대보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