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은 시인의 찻잔이 하는 말, 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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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은 시인의 찻잔이 하는 말, 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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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예은 사진 作

​#사진은 경주 양남면에 위치한 하서리 해변가 풍차 입구입니다


와줘서 고마워


            시율 최예은


흙과 나무처럼 향수 어린 나의 배경이 되어준 가까운 인연

언제부턴가 무슨 연유인지 가슴에 뿌리 깊은 옹이가

겹겹이 뿔처럼 내려앉았다


계절은 기다렸다는 듯 반가움에 끝의 정점을 찍고

알 수 없는 그들의 마음들도 인연의 끈을 먼저 놓아버려

바람 따라 가는 중이었다


간직할 수 없는 슬픈 미소가 가슴을 덧칠하며

삭아버린 어린 시절의 한 조각 버려둔 生이 못내 서러워

찬바람만이 마른기침이 인기척을 끌어안는다


아직도 여린 가슴은 햇살 한 줌의 미소가 그리울 뿐


잘 지냈니 싶었지만

떠남부터 배워버린 퇴색된 후에야 깨달음은

멀어져 가는 시간은 오차를 남길 뿐이었다


울컥거리는 그리움이 짙어가는 이름들

깊은 수심을 지나가는 자리에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

사랑과 이해보단 서운함으로 밀쳐냈던 몸부림은

사랑을 잃어버린 통점인가?


고향의 봄 노래처럼 기다려지는 귀향이

바람 잘 날 없는 둥지로 마중 나가고 싶다

기다림은 언제나 목이 마르다


와줘서 고마워! 

아름답고 뭉클한 말들이 오가는

사랑의 온기를 나누고 싶다

서로가 진심으로 다가서지 못했던 나날들 


입.술.에.와.닿.는.그.너.머.의 .안.부.


안   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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