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택 소설가의 시가 있는 풍경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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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택 소설가의 시가 있는 풍경 4

소하 0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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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언어 자각


             김 익 택

세상이 사방팔방 훤하게 열려 있어도

내 머리속의 언어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렇다고

말하고 듣고 생각하고 판단력을 잃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가 필요한 언어는

단 한자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세상에 흔하고 흔한

아름다운 사랑의 얘기도 슬픈 이별의 얘기도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마치 마약 중독자가 마약을 끊듯이

하루 온 종일 생각나는 것이 없습니다

내 다섯 감각기관 생생하게 살아있어도

내 지각 사색도 독서는 감흥이 없습니다

하루 정성적인 삶의 생활 어느 날과 다르지 않는데

언어 창작만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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