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태 시인의 석정 선생 생가 여행 보고서步顧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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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 시인의 석정 선생 생가 여행 보고서步顧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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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태 시인 고향 충량마을 표지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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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김제시 백산면 요교길 187


석정 이정직 선생 생가를 둘러보다


                                박종태


비 내리고 바람부는 주말.

군산이 고향이지만,

실로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내려간 길에

정읍 신태인에 계시는 큰어머님께 인사를 드리고

널찍한 김제평야 벌판을 달려 찾아간

석정 이정직 선생의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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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바닥 한가운데 이루어진

작은 마을의 입구에 노락 꼬깔을 쓴

예쁜 초가집이 한채 눈에 띈다.

입구에는 이정직 선생의 생가라는

작은 철제 안내판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으나

비 내리고 쌀쌀한 봄날 찾는이는 없어 쓸쓸해 보인다.

표지판대로 정말 조촐한 초가집이었지만,

어렸을 적 우리 고향집과 흡사해서인지

무척 정감이 가는 집이었다.

방문자가 없어서 그런지 대문 위에 써있는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글씨가 조금 무색해 보이게

굵은 열쇠가 채워져 있었지만,

담넘어로 보이는 초가집은 단정하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석정 선생의 단아한 선비정신이 묻어나는 듯 하다.

따스한 봄바람을 타고

윗쪽 지방의 꽃들이 이제야 눈 비비는 사이

생가 마당 한켠엔 사군자중 하나인

하얀 매화가 곱게도 만발하였다.

금방이라도 터질듯

몽우리 가득 담긴 봄을 피우려는 목련도

꽃바람에 몸을 맡기고는

봄비에 깨끗히 얼굴을 씻고 있다

꽃송이 흩어지듯 꽃비가 날리는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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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 군산을 향해 다시 나서는 길

작은 빗방울들이 꽃송이인 양

봄 길을 따라나서다

만경강에 다다르기도 전

꽃을 흩트리는 세찬 바람에

화들짝 놀라 달아나 버렸다.

바람에 날아가는 정신줄을

가까스로 붙잡고 가던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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