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창열 시조시인의 유람시조遊覽時調

여행

옥창열 시조시인의 유람시조遊覽時調

포랜컬쳐 0 349

3b5a73dfb579974daba5345a37777e5f_1628506563_65.png 


덕적도


       옥창열


배낭 메고 외딴 섬 덕적도를 찾아가니

민어 든 어부상이 우리를 맞이한다

수천 척 어선들 몰려 민어파시 열리던 곳


간척과 남획으로 민어는 간 곳 없고

꽃게잡이 어선 몇 척 오락가락하더니

생선회 너무 비싸서 사 먹기 어렵구나

5b9467f5e5495a7002560bbb73b4f83f_1628560642_45.png

큰 쑥개 작은 쑥개 친숙한 팻말 지나

까만 호박돌 깔린 자갈해변 들어서서

짙푸른 바다를 보니 세상 시름 달아난다


밀려오는 파도 보며 시상을 떠올리다

가식일랑 훌훌 벗고 바닷물로 뛰어드니

모래 벌 위에 붉게 핀 해당화가 웃고 있다

5b9467f5e5495a7002560bbb73b4f83f_1628560712_97.png

섬 버스 잡아타고 밧지름해변 당도하니

울창한 솔숲 새로 파도 소리 들려오는

정토가 거기 있었네 황금 모래 어우러진


솔바람 타고 오는 피톤치드 들이키며

버너에 불 피우고 고기 구워 한잔하니

신선이 따로 없구나 부러울 게 없어라

5b9467f5e5495a7002560bbb73b4f83f_1628560768_3.png

밧지름 뒤로 하고 비조봉을 찾아간다

적송림 헤치면서 한참을 올라가니

하늘과 맞닿은 곳에 정자 하나 우뚝하다


어디선가 임 찾는 소쩍새 울어대고

쌀쌀한 산바람이 살 속을 후비는데

문인 셋 개똥철학은 밤새는 줄 모르네


냉골에 침낭 깔고 들어가 누웠더니

풍찬노숙 이런 건가 집 생각이 간절한데

아침에 일출을 보니 간밤 고생 간데없다


일출에 멍때리다 칼국수 끓여 먹고

서둘러 하산하니 짐 푸는 생선 장수

간재미 펄떡이다가 횟감으로 팔려 가네


회를 뜬 간재미들 희생을 애도하며

쾌속선 올라타니 갈매기 떼 따라온다

이제는 돌아가야지 내가 속한 세상으로

5b9467f5e5495a7002560bbb73b4f83f_1628560456_95.png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