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의 작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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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식의 작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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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산책] 비오는 날, 한양도성유적전시관을 가다

민병식


오늘은 한양도성유적전시관을 방문하였습니다. 왜냐구요?

(사)한국여성문예원에서는 주최한  '2021 한양의 벽, 시(詩)로 물들이다' 공모전에서 제가 '도성길의 여름'이란 작품으로 가작을 수상했는데 입상작품을 10월 3일부터 10월 10일까지 전시한다고 하여 일부러 시간을 내어 방문하였습니다.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립니다. 이런 날은 차를 운전해서 가는 것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아요. 평소에도 차가 엄청 막히는데다가 비도 오고 게다가 금요일이잖아요. 점심을 먹고 출발합니다. 전철 4호선 회현역까지 냅다 달려봅시다!!


드디어 도착, 전시관은 실내가 아닌 실외였습니다. 역시 코로나 19로 실내는 좀 그렇다 했는데 주최 측의 굿 센스, 입구에서 비를 맞고 있는 구절초가 활짝 웃으며 반겨줍니다.


여기서부터 도성 길이 시작 됩니다. 축조를 위해 나무 기둥을 박았던 자리도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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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식 칼럼리스트



드디어 내 작품이 어디 있나.

따로 전시공간을 마련해 놓았네요.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예상 외로 꽤 많은 분들이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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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 길의 여름

민병식


진귀한 삶의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 곳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흙

눈과 귀를 맑게 해주는 물과

탁한 가슴을 뻥 뚫어주는 풍성한 공기가 숨을 고른다

도성의 가족들은 나무와 돌 바람과 꽃이다

어느 하나도 세상에 집착하지 않는

이름 없는 들꽃이라도 스스로 홀씨가 되어

어느 한 곳에 떨어져 꽃을 피워내고

때가 되면 자연으로 돌아 간다

세상의 그 어느 것에도 욕심 내지 않고

자유를 누리는 곳에

허무가 빠져나간 가슴 한 자리

회색의 공간을 희망으로 채우고

생각이 깊어져 걷기 힘든 날엔 길을 잃는다

기쁨과 슬픔은 종이 한 장 차이임을

도승이 되어야 알까

소나무 초록을 내뿜는 향기가 갑자기 멈추듯

삶은 역설적인 정지를 하기도 한다

살아야 함은 오늘을 살아내야 함은

살아있기 때문이 아닌

살아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꽃은 꽃대로 피고 지는 것이 간절하고

바람은 바람대로 모든 생은 간절할 것이다

뜨거워지기 전에 뜨거워진 후에라도

피할 수 없는 간절함의 반복이

그 옛날부터 강물 따라 흐르듯

도성 길은 세상을 굽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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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길 야외 공간입니다. 운무도 피어나고 분위기 있네요.

저멀리 남산타워가 보입니다. 야경이 멋진데 그래도 나름 운치가 있습니다.

이상  한양도성길유적전시관 관람기였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주말 잘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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