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련 시인의 쉬멍 걸으멍 - 제주에서 온 달빛, Love6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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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4 17:31
미소
惠垣 박금련
사라봉. 박금련 사진 作
라면처럼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을
손으로 잡으니 한 움큼하고도 반 넘어 남는다
엄마는 밖에서 기다리시니?
아뇨, 사촌 언니와 왔어요.
엄마는 바쁘시구나?
돌아가셨어요.
볼이 불그레해지며 촉촉해지는 눈망울
어린 마음을 멍들인 것 같아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연필 한 다스, 그림 공책 따위에
눈길이 자주 머물렀을 앳된 얼굴
머리숱 치고 단발머리로 자르고 나니
거울 속 제 모습 빤히 들여다보다가
방긋 웃는다
뽀송뽀송한 그 미소, 잃지 말고 살아라
예쁜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