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해 시인의 황매산에서, 그 오랜 1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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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9 07:51
김마임 포토 친구
황매산에서
박선해
밤 하늘을 연 달의 쉼터, 황매산
유구한 봄의 산야는
철죽 꽃바람 출렁거림이
웅장한 문화의 전당으로 변신하여
드넓은 꽃물결 인심은 축제를 이루고
뙤약볕 여름날엔 태양의 다이빙으로
폭죽을 터뜨리는 산자락, 펼쳐지는
붉은 전율을 온 마음이 휘감는다
황금빛 갈대는
가을이 다니러 올때
으스름 알갱이를 조물여
깍아 지른 절벽 위
오랜 세월동안 지켜 온
푸른 솔에 문지르고
어린 풍파를 단도리로 끝을 세운다
엄동 칼바람은
무속의 삶을 짓는 시작이
달의 그 곳으로
비례없는 경계를 가르며
'사랑한다'
한 생애 메아리 허공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