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중근 시인의 길에서 길을 가다. -죽림재

여행

유중근 시인의 길에서 길을 가다. -죽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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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중근 시인


죽림재(竹林齋)


                    유증근


쭉쭉 뻗은 대나무 숲을 상상하며

등줄기에 땀 흘리며 다다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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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중근 사진가 작


대나무는 보이지 않고

날아오를 듯 홑처마와

절묘하게 잘 어우러진 배롱나무꽃

금방 안중에서 사라진 대나무 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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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한옥을 정갈하게 감싼

몇 백 년 고목 배롱나무꽃에

한동안 넋을 잃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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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에 걸터앉으니

옛날 글방에서 글 읽는 소리가

매미소리에 또렷하게 실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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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목련화가 화사할 봄

짙은 배롱나무꽃 여름

오색단풍으로 물들 가을

기와에 흰 눈이 내려앉을 겨울

다른 계절은 보지 않아도

절로 그려지는 아름다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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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기 소나기에 땀을 씻고

처마 끝에 낙수를 보노라니

어느새 소설 속 소년이 되었네


담양에 소쇄원 명옥헌 친구에 이어

죽림재란 멋진 친구 하나 더 사귀었네


21.8.01 죽림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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