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화가의 여유만만 짜가낙서 3, 시선 -각목들의 수다
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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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3 19:02
ㅡ 3년전의 동지섣달 흔적 ㅡ
시골 고향집 들렸다.
그곳에서 농사짓는 형님댁 창고 처마밑
쌓아놓은 각목에 시선이 꽃혔다.
ㅡㅡㅡㅡㅡ
각목들의 수다
ㅡ 여유만만 짜가낙서 ㅡ
난 각목이야
그걸 누가 모르냐?
나도 각목이지만 말뚝이었어
난 오이밭 사다리였어
야! 난 고추밭 지줏대였다구
어허! 난 인삼밭 해가림기둥이었다구
야! 니들 잘난척 하지마
그래봐야 각목이야
양지바른 농가창고 처마밑
늙은 농부가 내년농사위해 쌓아놓은
각목들이 수다를 떤다
야 그래도 우린 다행이야
내 친구 한놈 멧돼지한테 들이받혀
벌써 주인집 화목보일러 연기나는 통으로 사라졌어
어린시절 동네아해들
말뚝박기로 해가는 줄 모르던
그 고향 농가창고 처마밑
고드름 녹는 물방울로 목축이며
서로 각목살이 타령으로
추억은 노을빛으로 물들어 간다
깊고 그윽한
한폭의 추상화로 ...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유만만 지어적고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