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중근 시인의 걷다가 쓰는 사진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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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2 14:32
유중근 시인
섬진강 대나무 숲에서
유중근
낙엽 뒹구는 소리련가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련가
화달짝 놀라 걸음을 멈춰 섰는데
부스럭부스럭 사르륵사르륵
대숲에 낮잠 자던 갈게들이
일제히 밤마실을 나왔구나
갈게들의 축제는 시작되는데
해가 져서 어두운 섬진강에 선
나그네의 발 길은 찾을 데 없어 외롭구나
차라리
낙엽 뒹구는 가을이나 왔으면 좋겠다
한바탕
흰눈이나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