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화가의 화상탈출畵象脫出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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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래 화가의 화상탈출畵象脫出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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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蛇足 1


꽃이 왜 항아리 어깨에 있냐고?

항아리도 흙에서 나온 것,

꽃이 핀다는 상상을해도 괜찮지 않겠냐고


신록이 우거지는 하늘에 날리는 벚꽃잎,

여름을 상징하듯 흐드러진 장미 한송이,

항아리에 핀 홍화와 빙렬을 단풍든 숲으로,

항아리 아래 위 이어붙인 흔적이 호숫길이 되고,

물에 비친 단풍 그림자,

눈 내린 듯 흐린 하늘 아래 동네 점방이 곁들여진 집 두 채,

눈 쌓인 풍경으로 사계를 그리려 했는데 잠깐의 실수로 삼계가 되었다. 그래서 화제를 "Imagine"이라 바꿨다


시를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듯 그림을 보며 상상에 빠져듦이라

창원시 마산의 중리에 삼계란 곳이 있다. 내 어릴적 그곳의 이름은 상곡이라는 부촌이었다


목화꽃을 따먹고, 잦은 제사로 주전부리가 끊이지 않았던 곳,

먼 친척이 살았다

무지한 개구쟁이였던 나는 외할머니를 따라 그곳엘 갔다가 자고 일어나 보니 할머니는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른 마당에 축담이 있었고 댓돌에 신발을 가지런히 올리고 선 대청마루 맞은편 문으로 불어오는 댓잎소리,

그 사그락이는 소리를 들으며 살짝 익힌 고구마 뺏데기를 먹었던 ㅁ자 집

아마도 할머니, 당신의 따님을 위한 의도인 것 같았다


여하튼 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야 했다

담장에 얹힌 기왓장에서 떨어지는 빗소리,

어린 마음에도 마냥 즐거웠던 것은 아니었다


천둥벌거숭이 같은 아이도 엄마의 품이 그리울 때가 있었다


그림은 현장의 상황을 전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동기유발의 효과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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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ne 수묵담채=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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