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의 거시기 (巨詩記)-월식/김해자
G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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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3 17:11
달이 진짜 안 뵈네
뭔 일로 멀쩡하던 보름달이 갑재기 안 보인다
사람만 그런 게 아녀
해도 달도 사연이 많어
자식 놓쳐불고 죽을라고 밤에 강으로 갔는디 컴컴
항 게 암것도 뵈지 않으니께 여가 거근지 거가 여근
지 모르겠더라고. 일단은 들어갔어. 근디 허리까지
차니께 몸이 붕 뜨더라고. 막 뜨니께 으디를 붙잡을
디도 운구, 죽으러 드갔는디 죽어야 하는 건지 살아
야 되는 건지, 이 꼴로 으디를 가나 내 맘만 젖었다
니께.
그 훤하던 게 으디 처박했나
물에 빠졌으까 산에 맥혔으까
달이 한창씩이나 안 나오네
그래도 뭐 다 가리진 못하고 둥그런 테두리가 보이
는디
아주 죽은 게아녀
물은안 되것고눈 감고 뛰어내리문 괜찮을거같
어 저짝에 옥상 꼭대기로 허리 붙잡고 올라가는디
죽을 맛이더라고. 이제 죽으나 저제 죽으나 죽을라
고 올라가는디, 허리가 아파 죽겠어. 나는 모르것지
만 합한 꼴 볼 사람들 떠올리니께, 도저히 못 뛰어나
리겠데.
별이 저리 많아도 달 하나 못 구하나
별이 아무리 여럿이 박혔어도 달 하나만 못 혀
하이고야, 저 하늘 좀 봐 목화송이마냥 휠혜
물에 처박혔다 꽃이 되었구마
저승길 밟은 몸으로 살아보자, 어디까정 갈지 모르
거지만 살다보문 무슨 수가 있것지. 그냥 살기로 혔
어. 아프다 아프다 해도 죽게 아프지는 않으니께 살
아야지. 나 죽네 나 죽네 하문서도 세상은 돌아가잖
여.
야아 달이 살아났네
저기 좀 봐 달이 나오잖여
나 달이다, 허고 일어났잖여
<니들의 시간/창비출판>
♡시를 들여다 보다가
살다보면 무슨 수가 있겠지 .그냥 살기로 했어. 아프다 아프다
해도 죽게 아프지는 않으니 살아야지. 인생 뭐 있나? 걍 살자!
시인은 내내 아팠다. 아플 땐 그 흔한 해도 달도 안 보이겠지. 왜
그러잖은가? 강퍅해지면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틈도 없더라구.
자식을 앞세운 부모가 뭔 살 맘이 있을까? 이렇게 저렇게 죽을 궁리를 해보는데 그 몸뚱아리 하나 계획대로 건사하질 못하니
비참하겠지.그러다 문득 하늘의 훤한 달을 보게 된거지. 야아
달이 살아났네 저기 좀 봐 달이 나오잖여 나 달이다,하고 일어났잖여~ 그렇다! 일어나고 볼 일이다. 환한 달만 보고 일어 날 일이다.그러다보면 무슨 수가 있겠다.
뭔 일로 멀쩡하던 보름달이 갑재기 안 보인다
사람만 그런 게 아녀
해도 달도 사연이 많어
자식 놓쳐불고 죽을라고 밤에 강으로 갔는디 컴컴
항 게 암것도 뵈지 않으니께 여가 거근지 거가 여근
지 모르겠더라고. 일단은 들어갔어. 근디 허리까지
차니께 몸이 붕 뜨더라고. 막 뜨니께 으디를 붙잡을
디도 운구, 죽으러 드갔는디 죽어야 하는 건지 살아
야 되는 건지, 이 꼴로 으디를 가나 내 맘만 젖었다
니께.
그 훤하던 게 으디 처박했나
물에 빠졌으까 산에 맥혔으까
달이 한창씩이나 안 나오네
그래도 뭐 다 가리진 못하고 둥그런 테두리가 보이
는디
아주 죽은 게아녀
물은안 되것고눈 감고 뛰어내리문 괜찮을거같
어 저짝에 옥상 꼭대기로 허리 붙잡고 올라가는디
죽을 맛이더라고. 이제 죽으나 저제 죽으나 죽을라
고 올라가는디, 허리가 아파 죽겠어. 나는 모르것지
만 합한 꼴 볼 사람들 떠올리니께, 도저히 못 뛰어나
리겠데.
별이 저리 많아도 달 하나 못 구하나
별이 아무리 여럿이 박혔어도 달 하나만 못 혀
하이고야, 저 하늘 좀 봐 목화송이마냥 휠혜
물에 처박혔다 꽃이 되었구마
저승길 밟은 몸으로 살아보자, 어디까정 갈지 모르
거지만 살다보문 무슨 수가 있것지. 그냥 살기로 혔
어. 아프다 아프다 해도 죽게 아프지는 않으니께 살
아야지. 나 죽네 나 죽네 하문서도 세상은 돌아가잖
여.
야아 달이 살아났네
저기 좀 봐 달이 나오잖여
나 달이다, 허고 일어났잖여
<니들의 시간/창비출판>
♡시를 들여다 보다가
살다보면 무슨 수가 있겠지 .그냥 살기로 했어. 아프다 아프다
해도 죽게 아프지는 않으니 살아야지. 인생 뭐 있나? 걍 살자!
시인은 내내 아팠다. 아플 땐 그 흔한 해도 달도 안 보이겠지. 왜
그러잖은가? 강퍅해지면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틈도 없더라구.
자식을 앞세운 부모가 뭔 살 맘이 있을까? 이렇게 저렇게 죽을 궁리를 해보는데 그 몸뚱아리 하나 계획대로 건사하질 못하니
비참하겠지.그러다 문득 하늘의 훤한 달을 보게 된거지. 야아
달이 살아났네 저기 좀 봐 달이 나오잖여 나 달이다,하고 일어났잖여~ 그렇다! 일어나고 볼 일이다. 환한 달만 보고 일어 날 일이다.그러다보면 무슨 수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