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의 거시기 (巨詩記)-카카리키 앵무/이주영
G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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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7 15:18
♡카카리키 앵무/이주경
조용히 우는 아이를 창살에 가둔다 주전자 물 끓는
소리보다 작게 울어도 가둔다 미풍에 머리카락 날
리는 소리보다 작게 울어도 가둔다 창문보다 낮게
목소리를 죽이는 아이, 이웃집엔 중문도 방음벽도
없단다 안전히 울면 해바라기 씨를 가득 줄 테야
호기심 많은 아이를 창살에 가둔다 탁자 위에 놓
인 꽃병을 쪼아대도 가둔다 짧고 단단한 부리로 백
합 꽃잎을 쪼아대도 가둔다 동글동글한 눈빛으로
수도꼭지를 툭툭 건드려도 가둔다 집안에서 제일
예민한 각도로 웅크리는 아이, 이웃집엔 꽃병도 수
도꼭지도 없단다 너의 호기심을 잠그면 해바라기
밭을 줄 테야
혼자 놀기 좋아하는 아이를 창살에 가둔다 오후 햇
살이 올리브색 깃털 위로 미끄러져도 가둔다 건반
위를 콩콩 뛰어다니기만 해도 가둔다 깨지지 않는
거울을 보고 혼잣말을 해도 가둔다 방안에서 깃털
을 고르는 아이, 이웃집엔 햇살도 거울도 없단다 방
안 가득 네 꿈을 펼친다면 새장을 통째로 줄 테야
아파트 밖을 나서는 아이를 창살에 가둔다 창문 여
는 소리만 들려도 가둔다 놀이터에서 들리는 웃음
소리가 높아져도 가둔다 마오리족의 깃털처럼 가벼
워지려는 아이를 가둔다 창살 안에서 노란 깃털을
뽐내는 아이, 이웃집엔 너 같은 아이도 악보도 없단
다 내 앞에서만 노래하면 새장을 요람처럼 흔들어
줄 테야
♡시를 들여다 보다가
최근에 주변의 지인들 중에 앵무새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홀로 지내는 것보다 앵무새로부터 들려오는 말이 그리워서일까? 뎅뎅이를 키우는 것 못지않게 조용한 지켜봄보다 스몰토킹이 가능한 앵무새와의 교감이 그래서 많아진듯하다.
그런 앵무새를 지켜보던 시인은 불현듯 작정(?)하고 덤벼들었다.모두들 좋아라 하는 아파트생활에서 문득 되돌아보면 불쌍한 우리네 아이들의 옴짝달싹못하는 구속을
꼬집었다.생각하면 숨도 못 쉴 답답함이 평상시에 우리네 뇌리에 박혀있어 그것조차 빼어내기 쉽지 않다.별것 아닌것 같아도 나나 아이들이 방심하면 욕이되고 비난이 되며 생각없음의 무뇌아로 전락하고야 만다.그래서 우리는 조심하며
불상사를 일으키지 않는 범위에게 해바라기씨를 주거나 해바라기 밭까지 선사하며 칭찬한다.그렇게 잘만하면 둥기둥가
우쭈쭈 꼭대기층까지 올라갈 새장을 부여한다.
<애들아! 니덜은 충분히 아파트에 살 자격이 있단다>
너무나 웃프지만 현실이 그러니 우얄꼬?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조용히 우는 아이를 창살에 가둔다 주전자 물 끓는
소리보다 작게 울어도 가둔다 미풍에 머리카락 날
리는 소리보다 작게 울어도 가둔다 창문보다 낮게
목소리를 죽이는 아이, 이웃집엔 중문도 방음벽도
없단다 안전히 울면 해바라기 씨를 가득 줄 테야
호기심 많은 아이를 창살에 가둔다 탁자 위에 놓
인 꽃병을 쪼아대도 가둔다 짧고 단단한 부리로 백
합 꽃잎을 쪼아대도 가둔다 동글동글한 눈빛으로
수도꼭지를 툭툭 건드려도 가둔다 집안에서 제일
예민한 각도로 웅크리는 아이, 이웃집엔 꽃병도 수
도꼭지도 없단다 너의 호기심을 잠그면 해바라기
밭을 줄 테야
혼자 놀기 좋아하는 아이를 창살에 가둔다 오후 햇
살이 올리브색 깃털 위로 미끄러져도 가둔다 건반
위를 콩콩 뛰어다니기만 해도 가둔다 깨지지 않는
거울을 보고 혼잣말을 해도 가둔다 방안에서 깃털
을 고르는 아이, 이웃집엔 햇살도 거울도 없단다 방
안 가득 네 꿈을 펼친다면 새장을 통째로 줄 테야
아파트 밖을 나서는 아이를 창살에 가둔다 창문 여
는 소리만 들려도 가둔다 놀이터에서 들리는 웃음
소리가 높아져도 가둔다 마오리족의 깃털처럼 가벼
워지려는 아이를 가둔다 창살 안에서 노란 깃털을
뽐내는 아이, 이웃집엔 너 같은 아이도 악보도 없단
다 내 앞에서만 노래하면 새장을 요람처럼 흔들어
줄 테야
♡시를 들여다 보다가
최근에 주변의 지인들 중에 앵무새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홀로 지내는 것보다 앵무새로부터 들려오는 말이 그리워서일까? 뎅뎅이를 키우는 것 못지않게 조용한 지켜봄보다 스몰토킹이 가능한 앵무새와의 교감이 그래서 많아진듯하다.
그런 앵무새를 지켜보던 시인은 불현듯 작정(?)하고 덤벼들었다.모두들 좋아라 하는 아파트생활에서 문득 되돌아보면 불쌍한 우리네 아이들의 옴짝달싹못하는 구속을
꼬집었다.생각하면 숨도 못 쉴 답답함이 평상시에 우리네 뇌리에 박혀있어 그것조차 빼어내기 쉽지 않다.별것 아닌것 같아도 나나 아이들이 방심하면 욕이되고 비난이 되며 생각없음의 무뇌아로 전락하고야 만다.그래서 우리는 조심하며
불상사를 일으키지 않는 범위에게 해바라기씨를 주거나 해바라기 밭까지 선사하며 칭찬한다.그렇게 잘만하면 둥기둥가
우쭈쭈 꼭대기층까지 올라갈 새장을 부여한다.
<애들아! 니덜은 충분히 아파트에 살 자격이 있단다>
너무나 웃프지만 현실이 그러니 우얄꼬?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