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의 거시기(巨詩記)-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핥을때/김 기택

기타

고야의 거시기(巨詩記)-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핥을때/김 기택

GOYA 0 35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핥을때/김 기택


입에서 팔이 나온다

세상의 모든 위험으로부터

연약한 떨림을 덮는 손이 나온다

맘껏 뛰노는 벌판을

체온으로 품는 가슴이 나온다


혀가 목구멍을 찾아내

살아있다고 우는 울음을 핥는다

혀가 눈을 찾아내

첫 세상을 보는 호기심을 핥는다

혀가 다리를 찾아내

땅을 딛고 일어설 힘을 핥는다

혀가 심장을 찾아내

뛰고 뒹구는 박동을 핥는다


혀가 나오느라 꼬리가 길다

혀가 나오느라 귀가 뻣뻣하다

혀가 나오느라 발톱이 날카롭다


♡시를 들여다보다가 


   이 시를 읽어보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고양이 하면 <고양이 눈>을 떠 올렸었다.

   어둠속에서 활활 타 오르는 고양이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는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 고양이한테 또다른 무기(?)가 있었다.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무기인 모성애를 장착한 <혀>바로 그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고양이의 혀놀림은 좀 각별하긴 하다.

   고양이들은 뎅뎅이하고는 또 달라서 무언가 관심의 대상이 보이면 무조건 핥아대는 듯 보여진다.

    시를  읽고 나서 고양이들을 살폈다.

    시인은 정말 고양이들을 자세히도 살폈나보다.

    어떻게 저 달달한 혀의 놀림을 팔과 손과 가슴으로 보게 되었을까? 저 혀가 목구멍과 눈과 다리와 심장을 찾아 내다니...

    고양이의 꼬리가 긴 이유가 있었다.

    귀가 뻣뻣한 원인이 있었다.

    발톱이 날카로운 이유가 있었다.

    바로 고양이의 <혀>때문이었다.


    부드럽지만 강력한 모성애를 장착한<혀>를 고양이가 가지고 있었다

0f1051c235a1c0cbd27813fc79b5303c_1706261466_18.jpg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