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화가의 화상탈출畵象脫出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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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래 화가의 화상탈출畵象脫出 2

소하 0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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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홍래 시인. 화가


사족蛇 2 걸레


사람이 살다살다 이렇게까지도 되는구나.

예전에 일본은 하수물을 정화해 식수로 마신다는 말은 들었다만

설사 그 물이 그렇게 맑고 깨끗해져 음용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인간의 뇌리에 하수물이라는 건 지워지지 않는다. 그 찜찜함을 마신다는 건 그리 상쾌하진 않을 것이다.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일 뿐이라고,

나는 행주도 되어보지 못하고 걸레가 되었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을 암시하듯 노랗게 단풍든 은행잎이 흩날리는

식당 앞 도로의 보도블록에 걸터 앉아 배달앱을 뒤적이는

젊은 사장의 모자로 반쯤 가려진 얼굴의 표정은 감상자의 몫이다.


돌이켜 생각하자면 순순히 받아들이자 해도 너무 화가 난다.

내가 모자라 공모전에 이런 성적으로 받았다.


손  치더라도, 순순히 받아들이자 해도

누웠다 벌떡 벌떡일어나는 화가 후회처럼 들이 받는다.

설사 입선의 실력이라고 수긍해서 입선의 주변을 보니 이건 난장판이다.

기본도 안된 저 무리속에 미대 한국화 전공자가 끼어있단 것이,

아, 나는 도만 닦고 있어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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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


       조홍래


더럽다 마라


네 입이

더 더러울수 있다


걸레는

차라리 제 몸을 더럽혀

도를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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