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현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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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현 수필가 <귀신을 보았다>

소하 0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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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현 시인. 수필가



귀신을 보았다


         문태현


때는 바야흐로 1989년 가을 올림픽 대회가 끝난 그다음 해 가을 서울에서 사업을 하는

10명 정도의 사람이 모여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 친목 단체를  만들었다.


그 친목회원 중 나의 이웃에 사는 가까운 친구(손현석)는 일본에서 전자제품을 수입하여 

용산 전자상가 에서 휴대용 라디오, 오디오 카세트 등을 판매하는 사업하는 친구이다.


그해 가을쯤에 친구는 현대자동차 신차를 사 나에게 경남 양산 천주교 공원묘원에까지 운전을 해달라고 제의를 해왔다.


사연인즉 자기 동생이 울산 현대 조선소에 취업해서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하였는데

퇴근길에 자동차와 부딪쳐 사고로 사망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경남 양산에 천주교 공원묘원에 안장을 하였는데 그곳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며

요즘 마음에 자꾸 걸려서 자동차를 샀으니 나에게 그곳까지 운전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친구는 고속도로 운전 경험이 없어 운전하고 갈 자신이 없다고 나에게 부탁을 해서 흔쾌히 대답을 했다


서울에서 양산까지는 5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이다.

그해 가을 우리는 서울에서 출발해서 양산으로 가는 중 고속도로 정체로 목적지에 도착하니 밤 11시경이 되었다.


늦은 시간이라서 집마다 불이 다 꺼져있어 마을은 깜깜한 어둠으로 적막감이 흘렀다.


오직 마을 슈펴마켓안이 영업 중이라 불이 켜져 있었다.

그 슈퍼에 우리는 들어가 친구 동생에게 제를 올릴 간단한 제수(술,과일등)을 사서 묘소로 향하여 갔다.


공원묘원에 도착하였는데 공원묘원은 계단식으로 잘 정돈되어 있고 길은 시멘트 길로 포장되어 있었다.

길 따라 묘지에 도착하여 자동차 라이트 불빛을 밝게 밝히고 제를 올렸다.


그런데 갑자기 근처에서 산 짐승과 여우 울부짖는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달빛도 없어

주위는 깜깜하고 밤이 깊은 시간 공기는 너무나 차가워서 몸이 떨려왔다.


우리는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공원묘원을 내려와 운전하고 가다 보니

밤중이라서 길을 잘 못 들어 경운기만 다니는 농로로 잘못 접어들었다.


여기서는 차를 돌릴 수 없기에 시멘트로 포장된 농로길로 그냥 갈 수밖에 없었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 이삭이 가을 밤바람에 서로가  부딪치는 소리가 사그락사그락 들려왔다

낮에 들으면 이 소리가 정겹게 들려올 텐데 밤이라서 조금은 으스스 무섭게 들려왔다.


그때 자동차 라이트 불빛에 보이는 검은 여인의 모습을 보았는데 소름이 끼쳐서 사고가 날뻔 했다.


여인은 검정 드레스에 머리카락의 길이가 무릎까지 닿았고 바람에 그 머리카락이 날리는데 기절하기 직전이다.

하지만 나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침착했다. 순간 "귀신"이라는 것을 느꼈다.

차를 돌릴 수 없어 서서히 앞으로 다가갔다.


옆 좌석 친구에게 "야" 저 앞에 사람이 보여!

그런데 "귀신같아" 했더니 친구는 눈 시력이 안 좋아 안경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저 귀신 앞에 절대로 차를 멈추면 안 돼!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귀신은 오른손을 힘 없이 들며 차를 멈추어 달라는 거였다.

귀신 앞을 지날 때 나는 그래도 남자라 귀신을 옆 눈 질을 하며 살짝 쳐다보았다.

그 순간 "으악" 귀신 얼굴이 없다.


마치 박아 지속이 텅 비어있듯이 얼굴이 있어야 할 곳에 얼굴이 없다.


나는 마음속으로  "우린 서울까지 가야 해" 우릴 해치지 마라 다오.

나는 마음속으로 월남전 전쟁터에서 총알이 빗발치는 그 험난한 위험 속에서도

무사히 살아왔듯이 살아서 서울까지 갈거야.

굳은 결심 하고 차를 멈추지 않고 운전을 하며 서울에 도착하였다.


그 충격으로 몸 근육이 경직 된 것이 약 한달간 지속되었다.


*사업가 친목계원 (손현석) 이름을 밝히는 이유는 친구가 이 글을 보면 그때 기억을 되새기라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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