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문학칼럼 30 - 윤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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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식 문학칼럼 30 - 윤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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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윤흥길의 매우 잘생긴 우산 하나에서 보는 권력의 덧없음

민병식

이 작품의 배경은 1980년대 대한민국, 군사독재정권 시대이다. 순진하지만 어리석은 주인공 달채를 통해 권력의 덧없음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주인공 ‘달채’의 우산에 관한 에피소드를 해학적으로 그려내 권력에 대한 욕심, 헛된 권력 형성 과정, 권력의 몰락을 그려내고 있다.  


달채는 구청 호적 계장이다. 그는 성공의 친구의 귀국 축하파티
에서 선물을 하나 받는데 우산이었다. 그런데 그 우산이 꼭 무전기를 닮았고 우산을 본 사람들도 우산을 무전기로 오해한다. 우산을 본 사람들은 그를 기관원이라고 판단하고 그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심지어 깡패들 마저도 우산을 보고 도망을 간다. 달채는 퇴근 후 바로 집으로 가던 습관을 밤늦도록 거리를 배회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 달채는 구청 호적 계장과는 다른 세상이 회사와 집 바깥에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 사람들은 그의 우산을 보고 저자세로 굴었고 심지어 포장마차 주인은 술값도 받지 않는다. 달채는 머리를 더욱 짧게 깎고 옷차림도 점퍼 스타일로 바꾸고 심지어는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며 더 기관원 같이 보이게 한다. 그는 달라진 우산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떠보는 취미에 흠뻑 빠진 것이다.

어느 토요일 종로 거리를 걷고 있던 중 시민들은 모두 재채기를 하고 있었다. 달채는 시위대의 정면으로 나아가 사복경찰들에게 끌려오는 학생들을 보고 갑자기 목청을 높인다.

“아직 어린 애야! 다치지 않게 살살 좀 다뤄!”

그러나 그가 우산 케이스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복경찰들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학생들 사이에서 화염병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 보였다.

달채는 학생 들에게 뛰어들어 “화염병은 안돼!”라고 소리친다.

학생 중 한 명이 소리친다 “짭새다!”

달채를 향해 돌멩이 들이 날아든다. 그 중의 한 개가 달채의 정강이를 때리고 거구의 장정들에게 양 팔을 뒤틀려 끌려간다.

“내 무전기.....내 무전기.....”
“내 우산..... 내 우산.....”

그토록 신주단지 모시듯 아끼던 우산이 무수한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있었다.

달채는 친구가 선물한 우산으로 권력의 맛을 알게 된다. 슬쩍 보여주는 우산을 사람 들이 의외로 쉽게 속아 넘어가고 우산을 무전기로 착각한 그 때부터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보며 권력의 속성을 알게 된다. 또한, 자신의 외모 또한 기관원처럼 바꿈으로써 권력을 즐기기 위해 한 발짝 앞으로 더 나아가고 최루탄이 터지는 시위현장에서 경찰들에게 가짜 권력을 들이대보지만 경찰은 그것이 우산임을 알아본다. 바로 달채의 권력은 가짜이며 허상이었던 것이다.

화무십일홍이란 말이 있다. 아무리 붉은 꽃도 열흘을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금 당장은 자신에게 권력이 있어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큼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겠으나 시간이 지나 권력의 주체가 바뀌면 깃털 빠진 새의 신새가 되기 마련이다. 권력은 국민을 위해 쓰라고 있는 것이지 자신의 이익과 자신들의 가족, 측근 들을 위해 남용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나 지금 행태를 보면 매일 같이 자신들의 권세를 독점하고 뒤가 구린 치부를 감추기 위해 싸우기 바쁘다. 그들에게서 국민를 위한 마음을 보지 못했다. 권불십년이다. 아무리 강한 권력도 십 년을 넘지 못한다. 늘 부끄럽지 않도록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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