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문학칼럼 29 - 조지 버나드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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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식 문학칼럼 29 - 조지 버나드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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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이 말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
민병식

조지 버나드쇼(1856-1950) 극작가이며 비평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대단한 문학가이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그의 출생보다는 세상을 떠난 이유가 특이한데 아흔 살이 넘은 고령의 나이로 자택 정원에 있는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가지치기를 하다가 떨어진 사고 때문이었고 하며 그의 묘비명은 실행력을 자극하는 명언으로도 유명하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버나드 쇼는 스무 살 무렵 런던으로 가는데, 그의 첫 번째 소설 ‘미완성’을 완성했지만 런던의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하고 후에도 출판사에게 60회가 넘는 거절 편지만 받았다고 한다. 그는 희곡 작가로 전환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1892년 그의 첫 번째 희곡 ‘홀아비의 집’이 주목을 받았고 1905년 발표한 ‘존 불의 다른 섬’은 공연을 보러 온 영국의 에드워드 왕이 공연을 보다가 웃다 쓰러지는 바람에 의자가 부서졌다는 소문이나 엄청난 관객몰이를 했다고 한다. 


작품은 그리스 피그말리온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내용은 이렇다. 음성학의 대가인 히긴스 교수는, 자신의 음성학적 지식을 이용해서 사람들의 언어를 교정해준다. 히긴스 교수는 같은 음성학 쪽에서 유명한 피커링 대령과 만나게 되는데, 이때 어떤 인연으로 열여덟 살의 꽃팔이 소녀 일라이자와 마주치게 된다. 일라이자는 보잘것없는 억양과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히긴스 교수와 피커링 대령은 이 소녀를 두고 내기를 한다. 히긴스는 6개월 안에 소녀를 공작부인 버금가는 아가씨로 만들어보겠다고 하고 피커링 대령은 히긴스 교수가 성공하면, 그 교육에 든 모든 비용을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내기에 응한다. 즉, 히긴스라는 피그말리온과 일라이자라는 갈라테이아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일라이자는 빠르게 성장한다. 일라이자는 히긴스의 집에서 살면서 히긴스, 피커링과 교제를 하게 되고 히긴스의 가정부 역할까지 해준다. 히긴스는 예민하고 모두를 경멸하는 성격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빼어난 지성과 미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여자를 만나도 눈에 차지 않는다는 식이다.

​일라이자는 본격적으로 꾸미고 아름다운 언어까지 배우게 되니 아름다운 아가씨로 성장하게 된다. 왕정 파티에 피커링 대령과 히긴스를 대동하고 갔을 때 모두가 일라이자에게 말이라도 한번 붙여 보려고 안달을 한다. 결국 히긴스와 피커링 간의 내기는 히긴스의 승리로 끝난다. 히긴스라는 피그말리온이 일라이자라는 갈라테이아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히긴스는 일라이자에게 어떤 개인적인 감정을 전혀 말하지 않는다. 내기가 끝난 시점에서 일라이자가 어떻게 할 것인지 별로 관심도 없었다. 일라이자는 게임의 도구일 뿐인 거였다. 일라이자는 그 사실에 모멸감을 느껴 히긴스에게 슬리퍼를 집어던지고 그 집을 나온다. 그리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사랑과 일을 찾는다. 히긴스는 그런 일라이자를 잡아두려고 하지만 일라이자는 끝내 히긴스 손을 뿌리치고 독립적인 인격체 살아가려고 하며 젊은 총각 ‘프레디’를 만나 결혼하고 피커링 씨의 도움에 힘입어 꽃가게를 열어 번창한다. 일라이자는 독립적 인격과 주체성을 가진 여성이었지 히긴스가 조각한 조각상 갈라테이아가 아니었다.

위의 이야기는 당대 영국 신분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인 신분과 언어, 교육, 여성문제 등 많은 이슈들을 비판하는데 지금의 사회의 문제점과도 연관이 있다. 우리는 학식이 높다고 재산이 많다고 자신 보다 지위가 낮거나 어려운 사람들을 은연중에 깔보고 있지는 않은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인간은 누구나 인간으로써 평등하고 존중받아야할 가치임에도 말로는 평등을 외치면서 성별에 따라 혹은 계층에 따라서 혹은 가정 내에서까지도 스스로 신분과 위치를 나누고 있지는 않은지 남들보다 더 우위에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욕심이 자신의 선민의식이나 특권의식으로 치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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