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문학칼럼 28 -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기타

민병식 문학칼럼 28 -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제임스 0 167

[문학칼럼]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비밀의 화원'에서 보는 자연의 치유 능력
민병식

전 세계의 어린이 들과 청소년 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중 하나인 비밀의 화원. 이 책의 저자 프랜시스 버넷(1849-1924)은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고 불행한 삶을 살았다. 그녀가 다서 살 때 부가 사망하고, 어머니와 함께 1865년 미국 테네시 주로 이주하였으나 1867년 어머니도 사망, 그녀는 생계를 위해 여성 잡지에 글을 발표한다. 결혼을 두 번 했지만 모두 이혼하였고, 그녀의 아들 라이오넬 또한 일찍 죽었다.  


영국의 고위 관리로 늘 바쁜 아버지와 사교계의 여왕 어머니의 무관심 속에서 인도인 유모 품에서 자란 소녀 메리 레녹스는 이기적이고 버릇없는 아이로 자란다. 그러던 어느 날 인도에 콜레라가 유행하고 파티광이던 모가 전염, 이로 인해 부모님과 하인 들이 모두 콜레라로 모두 사망하고 오직 방에 방치되어있던 메리만 살아남는다. 영국 요크셔의 귀족인 고모부 크레이븐의 집으로가 자라게 된다.'미셀스와이트'라고 불리는 장원, 100개가 넘는 방이 있지만 대부분 잠겨있다, 메리의 고모부는 곱사등이 였고 고모는 매우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고모부의 재산을 보고 결혼했다고 수근거렸지만 둘은 서로를 매우 사랑했다. 어느 날 고모가 정원의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 바람에 고모부는 정원을 폐쇄해버렸다. 바뀐 환경 중에서 커다란 집과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겨울에는 회색이고 메말라 보이던 황무지를 제일 싫어했다. 게다가 하녀 마사가 돌보아 주는 것 외에는 어른 들의 무관심함으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집에 틀어박혀 지내다보니 건강까지 나빠진 메리는 하녀 마사, 정원사 벤 웨더스타프 노인 그리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붉은 가슴 울새와도 친구가 된다. 특히 마사는 메리에게 줄넘기를 가르쳐주어 메리의 건강이 좋아지게 해준다. 그러던 어느 날 메리는 우연히 돌아가신 고모가 돌보던, 하지만 고모가 죽은 후 폐쇄되어 엉망진창이 된 비밀의 화원을 붉은 가슴 울새의 도움으로 발견한다. 호기심이 생긴 메리는 하녀 마사의 동생인 디콘과 같이 고모부가 준 용돈으로 산 꽃씨를 파종 하고 덩굴도 제거하면서 정원을 가꾼다. 덕분에 화원은 예전의 아름다움을 되찾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집에서는 가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곤 했는데 하인들은 누구인지 가르쳐 주지 않는다. 메리는 그 울음소리의 주인공을 직접 찾아내는데 바로 고모부의 아들 사촌 콜린이었다. 콜린은 자신이 꼽추가 될 것이라고 믿어 건강이 나빠서 집에만 있는 아이이다. 메리는 콜린에게 비밀의 화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드디어 콜린은 하인을 따돌리고 들키지 않게 비밀의 화원으로 잠입에 성공, 화원의 아름다운 새들과 꽃을 보면서 건강해 질 것을 다짐한다. 콜린은 점점 더 밝아 지고 휠체어에서 일어나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건강해 진다. 오스트리아를 여행하던 크레이븐은 꿈 속에서 아내의 목소리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들이 두다리로 건강하게 서 있는 기적을 보고는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불행한 소년, 소년의 삶이 행복으로 향하는 성장기를 작품에 투영함으로써 작가 또한 어린 시절의 불행했던 마음을 조금 이나마 스스로 위로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주인공 메리와 사촌 콜린은 비밀의 화원에서 새들과 꽃 등 자연에서 치유 받고 건강해진다. 특히, 콜린은 몸도 약하고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에서 건강해지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다지고 삶에 대한 긍정적 의미를 갖는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아내의 죽음 이후로 폐쇄되었던 정원은 음울하고 음침한 공간에서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아마도 자연의 능력일 것이다. 물론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그 밑바탕에 있었겠으나 자연을 통해 성장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어른 까지 감동 시키는 힘은 위대한 자연의 치유 능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언젠가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의 일부로 남게되는 인간에게 자연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이며, 인간에게 필요한지를 알게해준다. 상처받고 고통받은 삶을 내놓고 맡기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요즘 유행하는 모 TV프로그램만 봐도 자연은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고 있지 아니한가.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