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 시인

시는 예쁘게 쓰는 글인가?

어쩌면 우리는 시에 대해서 예쁘다,

낭만적이다등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적어도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웠던 시들의 대부분은 예쁘고

 고운 말들로 정리된 시들을 주로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같은 말을 하고, 같은 메시지를 던지는 일에

예쁘게 좋은 시어를 사용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시어를 찾고, 사용하기위해 많은 시간을 들이고

애쓰는 일에 대해서는 의문스러울 때가 많다.

실상 시는 비유를 기반으로 자신의 이야기와

주변의 대상물을 조합해서 언어를 요리하는 문학이기 때문에

그 근본은 주 재료에 해당하는 화자의 전달하고자 하는 말과

의도에 맞는 말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가끔 지나치게 화려한 한자어나, 알아듣기 힘든 외래어나, 지금은

 사용하지도 않는 고어들을 끌어다 놓고

시를 화려하고 예쁘게 포장하는데 너무 많은 부분을 할애한 글을 보기도 하는데,

그런 글을 볼때면 한편으로는 한숨이 나온다. 시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낳은

 포장만 화려한 빈 선물박스를 뜯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시를 쓸 때는 자신 스스로가 깊은 사색을 하고, 대상을 관찰하고,

자신을 녹여넣고, 이야기를 끌고가고, 독자에게 상상할 만한 재료들을 주는 것이

기본적인 준비작업인 것을 생각하고 써야하며,

어쩌면 지나치게 화려한 시어들은 읽음에 있어서 감정선을 해치기도 한다는 점과

유식해 보이는 외래어, 한자어, 고어등은 그 뜻을 명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그저 시를 읽는 일에 방해가되는 장애물에 물과하다는 점을 생각하여.

꼭 이것이 아니면 안될만한 경우가 아니라면 되도록 자제 하기를 바란다.

시는 예쁜 글이 아니라 자신을 토해 놓는 글임이 우선되어야 한다.

적어도 필자는 그리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