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민 시인의 좌충우돌 화원畵園 7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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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1 07:40
* 다산, 평안, 풍요 : 꽃말 * 그림은 작가가 그린 유화입니다. 12P(45.5 × 60.6)
접시꽃
양승민
자기 먹을 것은 가지고 태어난다고 다산*하신 어머니
올망졸망한 자식들이
치마폭을 붙들고 보채고 있습니다
손발에 못이 박히도록 분주한 나날을 보내지만
궁색한 살림살이는 펼 줄을 모르고
텅 비어가는 쌀독 안은 근심걱정이 가득 합니다
허기진 자식위해 소박한 밥상 차려내고
부엌 한편에서 물배를 채웁니다
남모르게 눈물을 훔쳐내고
환한 웃음지어 보며 가슴 속 응어리를 풀어냅니다
나들이에서 돌아오는 자식들
대문 앞에서 평안*하고 살가운 미소로 맞이하고
따뜻한 말로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줍니다
장독대 위에 정화수 떠놓고
풍요*한 삶을 바라며 두 손 모아 기원도 합니다
자신의 모든 것 다 바쳐서
혹독한 시련을 이겨낸 강인한 어머니 같은 꽃
숭고한 희생을 기리듯
하늘에 장엄한 붉은 노을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