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화가의 화상탈출畵象脫出 11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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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9 21:47
수묵담채
우화
조홍래
그의 세상은 골방이다
일년 삼백육십오일 그리운
밝은 빛
햇빛인가?
창문으로 얼핏 스친다
고치를 나가봐야 알겠지만
납작 엎드려 달빛에 마냥 머물다 가는
스스로 나방인가 싶어 조바심도 나고,
온 종일
그린 그림이 햇빛 되길 바라는,
꼼지락 꼼지락
골방이 그의 고치이고
밝은 세상을 꿈꾸는 곳이지만
햇빛이 아쉬운 그에게
세상은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날자 날자 날고 싶다
젖은 날개 서서히 펴
날고 싶지만 틈을 주지 않는 신세계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그의 우화는 언제일까
힘들어도
피어나려 꿈틀대는 꽃이었다
골방에선 하얀 날개 구부러진
나비가 파닥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