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화가의 화상탈출畵象脫出 7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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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2 00:21
봄밤 먹+한국화물감+혼합재료+한지=10호
봄밤
조홍래
저쯤에 앉아 흘러온 선을 바라보는 꽃잎,
따라가고 싶지 않아
그 선을 기억해두는 활짝 핀 꽃
꽃잎 마사지로 부드러워진 바람이 그린 선 위를 사브작이는 달빛
달의 목소리 같은 달빛 받아 빛나는 적막,
떨어진 꽃잎의 희디 흰 살결
그대 얼굴 닮으려 뒤척이는 봄밤
가랑이 사이의 한숨 쉬는 달빛
사춘기 젖멍울 앓는 산 위로
다소곳이 내려앉는 꽃가루 뒤집어쓴 달 숨어 키득이는 새들
꽃잎이 그려댄 곡선을 서성이다 어지러워 주저앉는 달
함께 거닐고픈 내 귀한 사람아
달빛 받아 투명한 바람의 무늬 그리고파 뒤채는
나의 시 한 귀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