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19
[콩트] 김사장님의 마비된 하루
민병식
오미크론이 대세인 요즘, 김정철 사장은 고민이 크다. 직원들은 전부 어디를 다니는지 죄다 감염이되어 결근이고 아픈 사람들에게 뭐라 할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에 사무실은 전화받을 일손도 부족하다.
"이봐요. 김대리! 이기사 어디있나요?"
"사장님. 이기사 코로나 걸려서 사장님 오늘 버스타고 출근 하셨잖아요."
"아차! 그렇지, 내 정신 좀 봐 어쩔 수 없지, 전화는 둘이 나누어 받읍시다. 직원도 없는데 사장이라고 놀면 안되지."
'따르릉, 따르릉'
"네. 안녕하십니까. 위험한 밤길의 여성지킴이, 전기충격기의 최고봉, 주식회사 '고문'의 사장 김정철입니다."
"어머 사장님 좋은 땅 나왔는데 소개시켜드리려구용 홍홍홍!"
'이런 제기럴~~'
'탁 '
하루 종일 전화를 받은 끝에 식은 땀 나는 하루가 지나고 퇴근 시간이다. 오늘 따라 버스는 콩나물 시루다.
'앗! 그런데 왜 자리가 비어있지?'
정철은 후다닥 뛰어가 자리를 차지한다.
'야! 역시 난 운이 좋아"
그런데 만족도 잠시 갑자기 뒤에서 어떤 아줌마가 기침을 하기 시작한다.
'콜록 콜록 콜록'
앞에 서있는 한 남자도 심하게 기침을 한다
'클렁 클렁 끄윽 콜록콜록콜록, 크앗!!~~'
순간 김정철 사장은 코로나 기침이 떠오른다.
'오미크론 기침한다고 하던데 큰일이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하나 너무 빡빡해 갈 곳이 없다. 냅다 버스 창문을 열고 얼굴을 밖으로 내민다.
차갑다. 얼굴을 때리는 차가운 모랫바람, 얼어버릴 것만 같다. 부들부들 떨면서 천신 만고 끝에 집에 돌아간 정철을 아내가 반긴다.
"수고했어요 여보, 식사하셔야죠? 근데 왜 코가 빨개요?"
"으으, 이비 어던나봐"
덜덜 떠는 김정철 사장의 입에서 거실 바닥으로 침이 뚝뚝 떨어지고 아내는 한심하다는듯 째려본다.
"도대체 밖에서 뭐하고 다니는 거예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