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詩한 그림판-똑똑똑

콩트

時詩한 그림판-똑똑똑

GOYA 0 197

뜨거운 열기와 혹독한 추위로

저만치 밀려나 있던

다시 찾아올 이번 봄은

이웃집 정겨운 아재를

덧입었음이 확실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럴수 없음이다.

딱딱한 땅거죽을 뚫고

거뭇하게 주저 앉아 퍼질러진 모양새며

주변의 이름모를 새들의 왁자지껄 수다소리에 반응하는 자세와

꽉 막혀 있을 듯 하던

겨울나무들의 수줍게 물오른 추임새를 보라

곱디고운 새색시는 분명 아니다.

푸근하고 억세며 다정다감한데다

끈기까지 대단하다.

사뿐사뿐 다가오는 새색시의 유혹에 이끌려

산수유나무 몸통속에 들어앉아

샛노랑 물총을

팝콘처럼 갈겨댈 준비태세다.

마치 문뒤에 서서 똑똑똑 노크하며

온 얼굴에 웃음끼 가득한 장난꾸러기 아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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