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17

콩트

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17

제임스 0 2015

[콩트] 이게 아닌데
민병식

민욱은 늘 양복 안 주머니에 사표를 넣고 다녔다. 이번 승진에서 누락된 것은 사유가 아니었다. ' 언젠가 한 번 대 차게 들이받고 녀석의 얼굴에 사표를 날려 주리라'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견딜 만큼 견디어온 세월이 한계점에 다다랐다.

"황과장, 미안하구만 다음에는 부장 승진 해야지 언제나 만년 과장 일수는 없으니 다음 번엔 황과장 에 승진할수 있도록 밀어줄께"

이글 이글한 눈빛과 개기름 흐르는 얼굴, 한 대 후려 갈기고 싶었지만 꾹 참고 웃는다.

며칠 후 부장 딸이 결혼을 한단다. 때려 치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도 되고 안 갈 수도 없고 결국 민욱은 채비를 하고 결혼식 장에 간다.

"축하드립니다"
"아이고 황 과장 고마워, 내가 외아들이라 친척도 별로 없고 와줘서 정말 고맙네"

축의금 봉투를 꺼낸다. 고혈을 짜낸 피 같은 돈이지만 어쩌랴!
호기 있게 안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낸다.

축의금 받는 사람이 민욱에게 묻는다.


"이게 뭐죠?"

'허걱! 이게 아닌데', 민욱은 부장이 볼 세라 얼른 손을 뻗는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