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12

콩트

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12

제임스 0 2022
[콩트] 맘에 안들면?
민병식

"전 최원훈 입니다."
"네 전 이예림이예요"

"네 반갑습니다. 이름이 참 예쁘세요. 이름처럼 실물도 참 예쁘실것 같아요 어떤 스타일이세요?"
"네. 좀 통통하구요. 귀엽다는 소리 많이들어요. 옷 테는 더 날씬해 보이구요"

"가림씨는 키 크세요? 저는 키큰 남자가 좋은데"
"저 170 정도예요"
"좀 작긴 작네요, 갔다가 맘에 안들면 그냥 와도 돼죠?
"네? 네에...."

그들은 그날 저녁 바로 만나기로 했다. 젊은이들 답게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종각 역 앞에서 보죠 그 쪽 가서 전화드릴께요 예린씨"
"초면에 전화번호는 좀 그래요"

"그래도 어떻게 번호 없이 ᆢ"
"종각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을 꺼구요. 머리는 갈색, 긴 생머리 스타일이고,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나갈 꺼예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제 번호는 남길께요 원훈은 대화방
창에 자신의 폰 번호를 남긴다. 010-xxxx-1818

종각역 1번 출구다. 분홍 원피스가 보이지 않는다. 미친 짓을 한 것은 아닌지 후회스럽다.
약속시간이 30분이 지난 뒤 분홍색 원피흘 입은 쓰모 선수급 여자가 나타났다. 머리도 갈색이다.

'에이 설마'

헉! 원훈의 전화벨이 울린다. 모르는 번호다. 분홍색 원피스가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다.

"맘에 안들면 그냥 와도 돼죠?"라는 그녀의 음성이 자꾸 귓가에 메아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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