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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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9

제임스 0 2056

[콩트] 그놈
민병식

민욱은 회사 근처 아파트로 이사한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사한 첫 날부터 괴롭다. 윗층에서 저녁때만 되면 하루가 멀다하고 고성을 지르는 남자 목소리와 물건 깨지는 소리가 나서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며칠 후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길, 엘리베이터 앞에서 어떤 아주머니를 만난다.

"안녕하세요. 가끔 출입구에서 뵜는데 전 얼마 전 201호에 이사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가 부드러운 미소로 인사를 받는다.

"여보 어디갔다와?"

민욱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앗! 부장님, 여기 웬일이셔요?"
"자네가 여기 어쩐 일인가?"
"네. 집이 멀어서 회사가까운 이리로 이사 왔습니다."
"그래? 나 여기 살아. 나중에 한 번 초대할테니 저녁이나 먹자구"

"참 여보 인사해 우리 부서 황민욱 대리 아주 예의바른 친구야"

'능력있기로 소문나고 매너있고 따뜻한 마음씨로 유명한 부장님과 같은 아파트에 살다니 사시다니 난 운도 좋아. 이번에 잘 보여서 함 라인 좀 타보자!'

기분 좋게 거실로 들어가는 순간 어김없이 3층에서는 온갖 고성이 난무한다. 참다못한 민욱이 경비실에 전화를 했으나 소용이 없다.

'도대체 어떤 놈이길래 매일 저 난리야'

화가 잔뜩 치밀어 오른 민욱은 3층에 올라가 가만 안놔둘 요량으로 벨을 누르려는 순간

"아까 그놈하고 무슨 얘기 했어"
"그놈이랑 언제 부터 알고 지냈냐고! 솔직히 말해! 안그럼 죽어!"

그놈은 바로 부장님의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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