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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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식의 반전 콩트(Conte) 8

제임스 0 2075

[콩트] 헛물

민병식


민욱과 상균, 효형은 토요일을 맞아 실컷 늘어지게 자려고 한다. 그러나 아침부터 쿵쾅소리에 잠을 잘수가 없다. 윗집에 누가 이사를 오나보다. 사다리차가 걸쳐져 있고 이삿짐센터 아저씨 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딩동딩동' 

"오늘 시끄럽게 해서 죄송했습니다. 윗층에 이사 왔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떡을 할 시간이 없어서 수박한 통 사왔어요."

 미모가 장난이 아니다.


상균과 효형은 각자 외출을 하고 민욱은 누워서 빈둥거린다

윗층 여자는 뭘 하는지 바닥 끄는 소리에  조용히 쉴 수가 없다.


민욱은 윗층으로 올라가 보기로 한다. 


"어머 제가 짐이 좀 많아서 정리하는데 걸리네요. 많이 시끄럽죠, 죄송해요"


민욱은 자신이 돕겠다고 나서서 열심히 정리를 한다. 마치 그녀의 남편처럼ᆢ죽도록ᆢ


며칠이 지났다.  1층 로비에서 여자를 만난다.


"지난 번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내일 주말이고 해서 저녁 초대하고 싶은데. 여섯 시에 맞춰서 와주실 수 있으세요?"


'웬 행운이냐, 여자랑 단 둘이 저녁이라니'


저녁식사 초대를 받은 날, 상균은 저녁 약속이 있다고 나가고 효형도 볼 일이 있다며 나간다. 민욱은 설레는 마음으로 여섯 시에 맞춰 윗층으로 올라간다


"잉? 너희들이 왜 여기에?"


상균과 효형이  뻘쭘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상균은 외출 하다가 버리는 가구를 밖에 내다 주었고, 효형은 깨진 전등을 버려주고 새 것을 사다 주었단다. 그것도 둘다 우연히 그녀를 마주쳐서..


그런데 갑자기 모르는 남자가 다가와 인사를 한다.


"감사합니다. 우리 집 이사를 도와주셨다구요. 제가 마침 해외출장이 걸린 바람에, 못 챙겼어요. 와이프가 너무 감사하다고 저녁 초대를 하자고 하더라구요. 이런 훌륭한 이웃이 있어 정말 든든합니다".


민욱, 상균, 효형은 서로 말이 없다

고량주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면서 뜨겁게 식도를 달군다.

그나 저나 세 명 모두 탕수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결국 셋은 그날 밤 집으로 돌아와 라면을 끓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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