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여인 -한애자 소설집 1

수필, 소설

빵 굽는 여인 -한애자 소설집 1

포랜컬쳐 0 320

3b5a73dfb579974daba5345a37777e5f_1628480152_41.png

한애자 소설가. 극작가 전북 군산 출생

공주사범대학교 졸업 후 서울시 공립 중학교 교사로 28년 근무하고 명예퇴직함

2012년 한국소설가협회 최고위원인 소설가 김병총의 추천으로

월간 <신문예>에 단편소설<존재의 집>이 실리면서 소설가로 등단

월간 창조문예 2011년 2월호 희곡 「미인완성도」극작가 이반의 추천으로 극작가 등단

한국문인협회 문인극 기획위원.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언론<뉴스프리존>에 칼럼과 소설연재

단편소설 「상사」- 2017년 5월호 <한국소설>에  발표함

희곡 「시대의 욥선생」<월간문학>에 발표

희곡「성 베드로」월간<창조문예> 에 2014년 3월호~연재


쌍화차 친구

 

 1회분 1.

포랜컬쳐-한애자 소설//연재

꽃샘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삼월 날씨였다.

주변의 공기는 역시 학교를 상징하듯 생동하는 젊은 학생들의 재잘거림과 함께 울려 퍼졌다.

운동장 조회대 쪽에서 학생들을 정렬하는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흘렀다.


체육교사의 목소리가 때론 거칠게 학생들을 제압하는 기세가 되어 날카롭게 떨렸다.

그러나 학생들의 왁자지껄하는 떠드는 기세는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는다.

전체, 차렷!”

학생들이 어느 정도 정돈이 되자 회색 양복을 입은 은회색 머리의 교장이 조회대 위에 올랐다.

교장 선생님께 경례!” 학생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를 하였다.

불과 몇 년 전만 하여도 군대식으로 손을 머리 이마에 직각이 되도록 경례하는 인사예법도 일제 강점기의 잔재라서 사라졌다.

인사가 끝나자 학생들의 분위기는 또다시 왁자지껄 소란해졌다.

교사들은 이런 학생들의 무질서와 예의 없는 행태에도 체벌할 수 없게 되어 눈치만 보고 있는 입장이었다.


, 그럼 이번에 새로 본교로 부임하여 온 선생님들의 부임 인사소개가 있겠습니다.

다 같이 박수로 환영을 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체육부장의 힘차고 씩씩한 마이크 소리에 학생들은 잠시 조용하여졌다.

이어서 학교장이 직접 부임해온 교사들의 성함을 부르며 간단하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교장이 성함을 부르면 해당하는 교사는 앞으로 한 발자국 나와서 학생들을 돌아보며 인사를 하였다.

여덟 명 정도의 부임한 교사의 인사소개가 끝나자, 교장 선생님은,

, 그럼 부임해 온 교사들을 대표해서 민상수 선생님의 부임인사 말씀이 있겠습니다!”

교장은 사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교사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그는 전형적인 교사의 분위기를 풍겼고 눈에 띄게 준수한 용모였다.

그가 조회대 중앙에 올라서자 여학생들의 눈빛이 호기심과 함께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했다.


학생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저는 올해 교사가 된지 꼭 이십 년째 됩니다.

여러분만한 딸과 아들을 둔 학부모이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출근하면서 저의 딸에게 봄날에 새로운 씨앗을 심어보자고 다짐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인생의 봄의 계절의 푸른 청소년기입니다.

이 시절에 미래를 향한 꿈을 향하여 매진하기 바랍니다.

서양 속담에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라는 말처럼 꿈이 없는 개인도 망합니다.

인생의 봄날에 무엇을 심어야 하나 깊이 생각하며 학창시절을 보내길 바랍니다.

그런 꿈과 미래를 향하여 달려간 학생은 결코 탈선하거나 방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에겐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심은 것이 없으면 거둘 것도 없는 비참한 인생이 됩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으면서도 다정함과 함께 힘이 있었다.

국어선생님처럼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며 학생들에게 좋은 메시지라도 전하고 싶은 간절함이 어려 있었다.


학생들 앞에 일렬로 서 있는 교사들 중 왼쪽 끝 편에 그를 지켜본 한 여교사는 그 표정이 다른 교사와 달라 보였다.

그는 민상수 교사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매우 긴장되어 보였다.

그것은 안개와 같은 민둥산처럼 자신의 학창시절로 휘몰아치기 시작하였다.

민상수라는 이름부터 심상치 않았다.

그의 준수한 용모도 그렇지만 학생들에게 훈화하는 말솜씨도 내심 관심을 가지는 표정이다.

왜 갑자기 마음의 폭풍이 불었을까!


이 은밀히 진행되는 폭풍우 속에 홀로 싸워야만 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