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선 시인의 말하는 수필 5

수필, 소설

박금선 시인의 말하는 수필 5

포랜컬쳐 2 2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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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금선 시인



쑥떡


       박금선


올봄에

뜯은 쑥을 모아

쑥떡 여섯 되를 했다


집 주위에도

방앗간은

많지만 내가 소매 끝에 코를

반질반질 훔치며 자란 곳

면 소재지

배둔리

시장 안으로 간다

떡도 잘하지만

어머니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어 좋다


어머니가

콩 깨 고추가

든 포대를 앞에 놓고 온종일

목을 빼고 짚단 위에

앉았던 그 자리에 앉아 본다


많이 변했지만

흙과  바람은 그대로다

코를 킁킁거려 본다.

바람을 타고

어머니의 땀에 찌든 광목 적삼 냄새가 난다


썰렁하다

예전에는 떡 대야가

대장간을 지나

꺽다리 국밥집까지 줄을 섰다


동생이 전화가 온다


"엉가, 큰 엉가한테 떡 4되만

했다고 해라."


왜냐면 손 크다고

잔소리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2되씩 나누고

언니는 한 되를 주면

서운 할 수도 있다


또 전화가 온다


"엉가, 떡 우리는 한 되만 주고

큰 엉가 두 대 주라이."


미선이는

2남 4녀 중 막내고 작업반장이다

형제간 우애에

금이 가지 않게 요리 조리

잔머리를 잘 돌린다


"아저씨 우리 떡값 얼마예요.?"


"아 네 어제 동생분이

벌써 계산하고 갔습니다."


* 엉가 : 언니 (경상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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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마임 포토 친구 




2 Comments
손가 2021.08.23 20:28  
재밌게 잘 보고갑니다~
정이 넘치네요^^
필굿 2021.08.23 20:44  
형제간의 우애와 어머니에대한 그리움이 느껴지네요~
늘 좋은글 오래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