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선 시인의 말하는 수필 2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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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0 23:10
계란이 왔어요
박금선
딩동,
또 계란 문자다
계란이 날 꼬드긴다
이천구백팔십원
한 알에 백원 꼴이다
낯 간지러워 딸랑 계란만 못 산다 이고 지고 사 온다
딩동,
또 계란 문자다
대란 30구에 1,980원이다
또 간다
더 싸다
"촌놈, 싸고 배부른 게
최고다."
짐을 나르는 힘 센 분이
숨을 고르듯 말한다
"냉장고 썩어 가는 거부터
처리 좀 하고 사지요."
그 말도 아주 오래된 옛말이다
요샌 7,980원 8,000원이다
살기 참 힘들다
아끼자
좀
두꺼운 허리에 힘을 준다
요샌 밥상이 주로 풀 이파리다
손에
물이 배어
잘 빠지지도 않는
주부들이 제일 하기 싫은
일 중의 하나
시집에서 고구마 줄기를 가져오면
까서 먹는 며느리 보다
썩어서
버리는 며느리가 더 많은
애환의 고구마 줄거리
그 고구마 줄기를 깐다
손톱 밑에 때가 끼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