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명호 수필가의 하루 3

수필, 소설

하명호 수필가의 하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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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명호 수필가



응봉동 터줏대감


           松淸  하명호


  응봉동에 살고있는 하철아!

근래 들어 겨울치곤 올해가 유난히 춥게만 느껴지는 건 나 혼자만이 체감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눈을 들어 밖으로 바라보니 지금의 유럽은 러시아의 과욕이 부른 욕심으로 우크라이나를

무단 침공으로 거기에다 온 지구촌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 버렸고,

물가란 물가는 죄다 뜀박질 올려놓고서는 게다가 금리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아

우리네 일상의 삶을 더욱이나 쪼들리게 만들어 버렸으니 거기에다 추위까지 더해져서는

지구촌 사람들 일상을 피폐하게 만들어버려 체감온도 또한 더욱 춥게만 느껴지고서 있었다.


  지난 해 한동안 겨울 가뭄이 극심하여 오랫동안 비나 눈이 오질 않아

노심초사 이를 기다리는 호남지방과 그나마  얼마 전에 폭설이 내린

영동지방에 사람들을 더욱 움츠리게 하는 이 겨울이 되어 버렸으니

안 그래도 움츠리게  하는 이 계절 겨울을 꿋꿋하게 견디어 나가고 

항상보아도  웃음끼 어린 다감한 인상으로 이웃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어

그렇게나 잘 지내곤 하여 못내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있는 자칭 응봉동 토박이 철이가 문득 보고 싶어진다.


  내 이전에 들려 주웠는가 싶은데 네 살고 있는 곳 응봉동에 대해서 말이다.

아주 이전에 네 사는 응봉동은 매봉산이라고 했는데 이는

아마 이곳에 매가 많아서 사냥하기가 좋았던 곳이라 지어진 지명이라고 그러더구나.


옛날 그 시절로 돌아가니 한양도성 들어가려면 살곶이 다리를 건너야하여

바라보아  높다란 산이라 지금은 옛 정취는 형태도 없이 바뀌어버려

이는 온통 욕심과 함께 탐욕 속의 인간들에 의해 만신창이 갈기갈기 흐트러져

해체가 되어버리고서 닭장 아파트로 둘러싸여지고 그나 이전에는 언덕배기 가파른 산에는

매들이 많아 훌륭한 사냥터가 되어 있어 옛 선조들이 매봉( 應峰)이라 하였다고 그러데?


근래 들어 봄이 되면 응봉산 정자 올라가는 가파른 언덕 비탈에는 노랑의 개나리들

지천으로 피고 있어 거기에다 개나리 축제에다 암벽등반 하는 애호가들 몰려오고

바라보아 한강 물 흘러 탄천을 바라보아 강남땅 압구정 저기에 보이고서

굽이굽이 흘러가는 물결에다 추억 속에 젖어 들어, 내 아주 오랜만의 귀경길이라

꼭 들르게 되는 금호동 고갯마루 횟집에 자리하니 퍼덕이어 정갈스레 내어주는 광어가

이레 기가 막히어 맛이 있어 싱싱하니 활어가 목젖을 적셔주더라!


게다가 강 위에 드리워져 이 또한 오래전 트러스다리로 대한민국 건설부문의

총체적인 부실공사의 온상이되어버려 출근 길 학생들 포함, 많은 인명피해

사고를 가져온 성수대교 다리 건너면 서울 시민들이 애용하는 서울의 숲에 이어

여름이면 장안의 조무래기들 놀이터이자 휴식처가 되어있어 천국의 야외 한강 뚝섬 수영장이 지척에 있지 않니!


해맑은 모습하고서 이 좋은 전망을 자랑하고파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어디 궁둥이 붙일 시간도 없이 온 서울 시내를 누비고 다니고서는 집에 오게 되면

종종걸음 동네 분들과 교감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철이네가 보고 싶어 그리워진다.


이 참에 일러둘것은 그래도 자칭 응봉동 토박이라고 그러던데 그나 어쩌랴

원적 한번 들어다보라 네 마음 속의 고향은 '영천시 신령면 화서리 62번지'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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