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현 시인의 마음이 걷는 수필 6

수필, 소설

조용현 시인의 마음이 걷는 수필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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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현 사진 作

바람이 살랑거리면


              아름다운 시절


오늘은 잊고 지냈던 먼 옛날이 눈에

가물거린다

황금 물결이 넘실거리는 들녘은

참새를 쫓는 허수아비가 주인이고

붉은 가시 송이 속에서 튀어나오는

알밤은 다람쥐가 임자였는데

능청능청 늘어진 붉은 수수밭은

이미 참새들의 놀이터였지요

뙤약볕이 내리쬐던 날 콩깍지에서

콩알이 튀어나오면

땀 흘리던 농부의 가슴 미어지는

소리가 한숨으로 들려오고

코스모스가 춤을 추면 여지없이 가을 운동회가 열렸지

너는 달리기하고 나는 응원단장을

했는데

어깨동무 까까머리 어디서 무엇하고

있는가

국화 향기가 가슴을 파고 들어 술잔을

들고 싶네

잘살고 있겠지 보고싶다 친구야

** 양평 두메향기


** 가평 설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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