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현 시인의 마음이 걷는 수필 5

수필, 소설

조용현 시인의 마음이 걷는 수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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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산  조용현 사진 作




고래를 잡으려면


                조용현


나 어릴 적에 뜰채 하나 들고 우리 마을에 흐르는 좁다란 개울에 미꾸라지를 잡으러 갔었다.

종아리가 잠길 만큼 얕은 물에 들어가 발로 첨벙거리고

쪽대로 휘적거렸는데 번뜩이는 붕어 몇 마리가 금세 들어왔지요.


개울에 들어가자마자 자잘한 고기들이 잡혀서 얼마나 좋았던지, 잉어나 장어라도 잡은 것 같이 즐거웠지요.

이렇듯 작은 물고기는 조금만 노력을 하면 쉽게 잡을 수가 있었지요

그러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고래 같은 큰 물고기를 잡으려면 오랜 경륜이 있어야 가능하지요.

처음부터 하는 일마다 대박이 나면, 참으 로 좋을톈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생활이지요.

갓난아이 때부터, 젖꼭지를 물고, 빨다가 숟가락, 젓가락질까지 배우면서 그렇게 자라왔지요.


그렇게 걸음마부터 시작하여 넓은 세상을 알아가는 게 순리일 것이다.

사회에 진출해서는 가정도 꾸리고 열심히 살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는 당연히 책임을 지는 사람이 돼야겠지요.

그러나 어른이 되어도 스스로 노력은 하지 않고

부모님의 품에 살면서 일확천금의 기회나 노리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지요.

좁은 개울에 들어가서 미꾸라지를 잡다가

강에 나가서 큰 물고기도 잡는 기술을 습득하다 보면 고래도 잡을 수 있을 것이고요

차근차근, 한 걸음부터 배워나가면 어려운 일이 닥쳐와도 잘 헤쳐나갈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직장생활을 하거나 사업을 해도 처음부터 쉬운 일은없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이 모두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사회를 살면서 이제는,

예전에 우리가 살아오던 때 하고는 너무나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이 있듯이 너

무 서두르지 말고 하는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열심히 사는 것은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 이다.

꿈은 실천해야 바라는 소망이

이루어질 것 이기에 오늘도 한눈 팔지 않고 뚜버뚜벅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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