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준 시인의 라일락이 피워낸 시한잔詩瀚潺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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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1 07:11
박기준 시인
낙화유수(落花流水)
박기준
강물이 흐르는 그곳
사랑의 빛으로
숨결처럼 남아 있는
꽃망울
소리 없이 뱉어내는
애틋한 외침은
실록의 함성에 실려
언약 담긴
종이배 타고
아득한 먼 길 떠난다.
박기준 사진 作
지금 짓밟을 수 있는 것은
박기준
계절이 오면 꽃이 피어나더라
갈길 되묻는 이정표도 보이지 않더라
뿌연 미세먼지 홀리는 골방
참조이 찢어진 띠살문 너머로
까칠한 글 꽃들의
꽃 무리가 봄을 채워 가더라
저 멀리 수줍은 매화 낭자
얼굴 붉힐 때
개나리 피는 사잇길로
괴나리봇짐 맨 놈
가녀린
봄의 쑥밭을 지르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