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현상의 시상詩想에서 만난 시심詩心 -행복한 시조時調 1

변현상의 시상詩想에서 만난 시심詩心 -행복한 시조時調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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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현상 시조시인


네 물이 내 몸에 와


              변현상


햇나물의 향기를 아침상에 올리려고

밤늦도록 다듬었던 아내의 손톱 밑이

작업복 소매가 되어 까맣게 물들었네!


네 물이 내 몸에 와, 네 것이 내 것 되는

여민 단추 풀어주고 받아주는 행위들이

불타는 마음도 없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천둥과 번개와 비, 바람 잦은 이 현세를

가장 낮은 자세로 온 햇나물의 짙은 물은

어쩌면 저리도 깊게 눈물로 스몄을까


아래위가 달라붙은 부끄러운 연탄처럼

불법 주차 스티커의 낯 뜨거운 체위처럼

까맣게 물든 손톱을 나무랄 수 있겠는가



<변현상 프로필>

2007년 계간《나래시조》신인상

2009년 국제신문,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조집 《차가운 기도》《툭》외

제36회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제10회 천강문학상 시조 부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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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중근 사진가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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