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제비 새끼들/현 상엽
우리 집 제비 새끼들
우리 집에는 가끔 날아드는
제비 새끼 두 마리가 있다.
어미 제비가 그렇듯이
먹이를 한 움큼 입에 물고
둥지로 날아들면 새끼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먼저 먹겠다고 입을 한 없이 벌리고
어미 새가 주둥이에 넣어 주기만 바란다.
내 차례가 안 되어도
내가 먼저 먹겠다고 그저 입만 뻐끔거린다.
주중에 가끔 엄마가 집을 비우면
할머니 집으로 모여드는 쌍둥이 조카들
그 두 아이가 우리 집 제비 새끼들이다.
두 아이는 나란히 이불에 누워
각자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며
제비 둥지에 제비 새끼들처럼
앞서거니 뒤서거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할머니가 김에 말아 주는 밥을 먹기 위해
내 차례가 안 되어도
내가 먼저 먹겠다고 그저 입만 뻐끔거린다.
그 모습이 어쩌면
제비 둥지의 제비 새끼들만 못하겠는 거!
어미 새가 할머니고
제비 새끼가 두 쌍둥이 조카들인 것을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제비 둥지에 입만 뻐끔거리는
제비 새끼 모습 같아 보이더라.
*시인 현상엽(백암) (hyunsy73@naver.com)
대구출생
한식/양식/중식 조리기능사,
소설가, 시인
(사)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회원, 한빛문학 편집위원
(사)환경실천연합회 회원
제11회 문학세대 전국문학창작공모대회 시부문(일반부) 은상,
제12회 문학세대 전국문학창작공모대회 수필부문(일반부) 광주광역시장상<2014>,
2015 사람과 환경 창간 10주년 특별기획 문학상 영화 시나리오부문 장려상,
황순원 탄생 100주년 기념 <소나기 속편쓰기> 공모전(일반부) 가작<2015>
MBC 방영드라마 시나리오 웹 소설화 공모전 우수상,
제9회 효사랑 글짓기 공모전 <백일장> 입선<2016>,
K-스토리 작가 신인작품상 공모전 중편소설부문 신인상 수상 및 등단<2017>,
제9회 한빛문학 한빛문학상 수상<2018>,
제2회 삼행시문학상 대상수상(현대시문학), 현대시문학 추천시인 등단,
제1회 커피문학상 은상수상(현대시문학)<2020>,
제37회 코벤트가든 문학상 대상수상(토지문학회),
2022 치사랑 글공모 수상((사)치사랑도덕실천운동본부)<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