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연재시집, 풀시 -풀씨의 꿈, 감두기 시인의 갬치 시집

포랜컬쳐 연재시집, 풀시 -풀씨의 꿈, 감두기 시인의 갬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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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래 화가作



풀씨의 고백


이제 조용히 바람 따라 가렵니다 


인연이 손잡아 주는 그곳으로 

살아오면서 내세울 것은 없었지만 

열심히 푸르게 살았습니다 


이름 모를 꽃들과 

심줄 툭툭 불거진 나무들과 

어우렁더우렁 잘 살았습니다 


머리 위로 지나가는 구름에게 

살아온 이야기도 실려 보내고 

바람과 함께 노래도 하면서 


그렇게 살았습니다 




두기의 자백 


한세상 살다 

가볍게 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인연이 손잡아 주는 

그곳에서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이 몸은 가는 것 같지만 

어느 누구의 가슴에 

남겨지는 

사랑이 되겠습니다 


참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풀씨의 고백 


오늘 내가 당신 곁을 떠나고 

내일 다시 못 돌아올지 모르더라도 

당신을 사랑했던 마음마저 잊을 수 있겠습니까 


언젠가는 말하겠지요 

당신 곁에서 아름다운 꿈꿀 수 있었던 시간을 


하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 

당신을 잊어야 한다면 

사랑했던 당신 모습을 지워야 한다면 


사랑한다는 말만은 가슴 깊숙이 

숨겨놓겠습니다 




두기의 자백 


당신을 잊을 수는 없는데 

세찬 비바람들은 날 당신 곁에서 멀리 

떼어놓으려고 계절을 마구 흔드네요 

당신에게 아직 하지 못한 말 많은데 

전부 하고 가야하는데

어느새 시간은 기적소리 울리고 

이제는 떠나야할 작별의 아쉬움은 

가슴에 이루지 못한 사랑만 가득 쌓여 가요 

내년 봄이면 다시 당신 곁으로 돌아와 

이 가슴에 쌓인 사랑의 말을 

푸르게 푸르게 하겠습니다 

그동안 내 사랑을 받아줄 가슴을 

넓게 준비해주세요 

그때까지 너무 외로워하지 마세요 


그때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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