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

봄 햇살

이가을 0 113


봄 햇살 / 김귀하

유난히 추웠던 겨울도
슬며시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응달에 남아 있는 얼음 한 조각
눈물을 뚝뚝 떨구며 땅을 후벼 파고

여태껏 온 세상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코로나도 사라졌다

봄 햇살에 자리를 양보하듯이
욕심을 버리고 떠나는 겨울

길을 잃은 찬바람 비틀거리며
참아왔던 아픔을 등에 업고 떠났지

사르르 녹아드는 기억들은
양달에 주저앉아 새싹을 만진다. 



김귀하 

김귀하 시인

2023 대한문협 신춘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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