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계절,송란 성 례 시인편 - 빨래터

사랑의 계절,송란 성 례 시인편 - 빨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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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례 시인


빨래터


     송란 성레


개울가 아낙들의 방망이 소리 빨래터에는

조잘조잘 집집 소식통 빨래 터 아낙들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


영숙이 엄마는 시집 잘 간 딸 자랑에 입 옆에 

하얀 거품을 물고 자랑질만 한다 엉덩이는 절로 들썩인다


순자 엄마는 밤새 노름하고 술

마시고 들어온 남편의 옷을 한풀이로 딱 딱

때리고 쥐여짜고


영자 엄마는 시부모님 잔소리에 속병이 들어서 걸레가 찢어지게 두드리고 탁탁 때리고 쥐여빤다


순이 엄마는 시누이가 시어머니 꼬여서 집에 있는 돈 되는 물건을 가지고 가서 

돌에다 방망이로 돌이 깨지라 두드린다 


빨래터는 여인네의 인생의

단맛 쓴맛을 토해 내는 곳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도시화 아파트 문화생활

화장실도 집안에

빨래터도 집안에


이불 옷 수건 양말 걸레도 넣어 돌리면

뽀송 뽀사삭 요술쟁이 세탁기


빨래터 소식은 온데간데없는 정이 없는 삭막한 세상


2022년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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