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계절,송란 성 례 시인편 - 빨래터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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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0 23:43
빨래터
송란 성레
개울가 아낙들의 방망이 소리 빨래터에는
조잘조잘 집집 소식통 빨래 터 아낙들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
영숙이 엄마는 시집 잘 간 딸 자랑에 입 옆에
하얀 거품을 물고 자랑질만 한다 엉덩이는 절로 들썩인다
순자 엄마는 밤새 노름하고 술
마시고 들어온 남편의 옷을 한풀이로 딱 딱
때리고 쥐여짜고
영자 엄마는 시부모님 잔소리에 속병이 들어서 걸레가 찢어지게 두드리고 탁탁 때리고 쥐여빤다
순이 엄마는 시누이가 시어머니 꼬여서 집에 있는 돈 되는 물건을 가지고 가서
돌에다 방망이로 돌이 깨지라 두드린다
빨래터는 여인네의 인생의
단맛 쓴맛을 토해 내는 곳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도시화 아파트 문화생활
화장실도 집안에
빨래터도 집안에
이불 옷 수건 양말 걸레도 넣어 돌리면
뽀송 뽀사삭 요술쟁이 세탁기
빨래터 소식은 온데간데없는 정이 없는 삭막한 세상
2022년 1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