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시인의 꽃으로 오는 소리 2

조선의 시인의 꽃으로 오는 소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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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시인



자귀나무 연서


           조선의


눈 시리도록 허공을 바라보면

가끔 사라진 것들이 뜬소문처럼 돌아오고

꽃피는 시간이 암전 되곤 했다


사랑하는 방식과

사랑받는 방식에서

겹쳐지거나 착색되는 그림자마저

먹먹한 고독의 밤을 그믐처럼 건너곤 했다


어둠의 환한 틈새로 솟구치는 욕망과

눈물보다 앞선 그리움이 반딧불처럼 흩어지면

샛별의 방향으로 성스런 의식은 당도하고

가슴 떨리는 매 순간마다 연민은 사무쳤다


초록을 앞세운, 붉음의 잠복기 사이에

향기를 뱉어내는 하늘의 별

얼굴에는 어떤 표정도 감출 수 없어

가슴 깊이 연정을 묻어두었다


언제나 한발 빠르게 오는 슬픔과

눈물로 대신하는 열병은 무엇일까요


온밤을 다해 끌어안는

아름다운 저 몰두


사람이 꽃으로 오는 소리와

꽃이 사람을 위해 조바심치는 연서 한 장쯤

가슴에 품은 채로

당신이 내게는 평생의 큰 물음이었던 것처럼

그 어디에도 밤은 깊어

신성의 촛불이 밝다


한때 뜨거웠던 꽃 시절


숨 막힐 듯 몸을 주체하지 못해

어둠의 시간을 모두 탕진하는 동안에도.

마음자리에 박힌 향초만은 꺼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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