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관 시인의 산야에서 부르는 시향詩香

이종관 시인의 산야에서 부르는 시향詩香

문정 0 368

a69eccfe4a6c31ce1c1b734890f9d20d_1629361018_25.png

        이종관 시인



옥잠화


        山野  이종관

a69eccfe4a6c31ce1c1b734890f9d20d_1629361195_26.png

       이종관 사진 作

새하얀

옥잠화 꽃잎 위에

방울방울 새벽 이슬들

어느 님의 넋인가


밤새 소쩍새는 울고

둥지없는 뻐구기 도

목매어 불러보다 불러보다


너도 울고

나도 울고


짙은 안개 아침이 오면

돌아가야 하는곳 없는데

돌아가야 한다기에

그렇게

서글퍼 소리내어 울다가


아침 햇살 앞세운

백마산 뻐꾸기 울음 소리에

옥잠화도 고이 잠이 드네 


앞서가는 이상한 계절에.




제비봉


           山野 이종관

       a69eccfe4a6c31ce1c1b734890f9d20d_1629361228_85.png
천년의 그리움으로

우뚝 솟아 오른 천년 바위

제비봉 오르는 좁다란 바위길


딱지어 앉은 세월의 흔적을

비좁은 바위틈에

뿌리 내린 수백년 소나무


한폭의 산수화 바라만 보다

님 그리움에

지쳐 말라버린 소나무


그의 흘린 눈물 얼마인가

간간히 내려 앉았던

새들도

바람도

이제 그에겐 머물지 않네


천년바위 깍아온 비바람에

시달리고

시달리다

그리움의  꿈도 사라졌네.




하얀편지


             山野 이종관

a69eccfe4a6c31ce1c1b734890f9d20d_1629361294_67.png

고운 손 흔들어 주던 마음

막차로 떠난 그리움

마음 가득 보고픈 마음  담아

다 떠난 빈 가지 위에 매달은

하얀 편지 한장


언제라도

마냥 좋은 오슬길 내음 처럼

가득한 기다림


밤 사이

장독대 위로 답장이 왔네

하얗게

아직도 사랑 한다고.




비워도 비워도

                   

            산야 이종관

a69eccfe4a6c31ce1c1b734890f9d20d_1629361327_54.png

잘그랑 잘그랑

정갈한 풍경소리


가슴에 스며 들적에

아무도 내마음 깊은 적막을 모르네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어도

또렷한 너의 그리움

봄바람 속에서도 숨으려나

너의 사랑


잘그랑 잘그랑

산사의 풍경도 울고

내 마음도 울고


비워도

비워도 ㆍㆍㆍㆍㆍ .




애매한 경계


                 산야 이종관

a69eccfe4a6c31ce1c1b734890f9d20d_1629361363_25.png

잔뜩 구겨진  하늘

봄을 제촉하는 겨울비 인가


가슴을 설레게 했던

지나간 너의 모습들


스스로 추락하는

길 잃은 날개는

애매한 경계선에 서있고


가끔

아주 가끔 흔들리는 초심


내안에 너의 자리는

조금씩 조금씩 비워져 가는데


흐린 밤 하늘 에

달빛이 되어가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