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의 고백

       호수 고옥선

산사로 들어서는 층층 돌계단

올라 서서

고요해진 숨결 만큼

하얀 마음이 되고자

고백합니다

외로운 세상길에

고운 인연, 불태운 사랑

나약한 어깨에서 내려

산중에 묻어두려 합니다

비, 바람 불고 눈이 내려도

그대로 묻혔다가

싹이 돋아 꽃이 피면

다시 돌아와 안기겠지만...

지금은 산사에 그 인연 묻어 두고

가슴에 푸른 청솔 한그루

심었습니다

늘 곁에서 푸른 가지로 흔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