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태 시인의 시詩에세이, 배꽃이 피다.

박종태 시인의 시詩에세이, 배꽃이 피다.

포랜컬쳐 0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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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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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이 피다


          박종태


성환에서는

길모롱이를 돌때마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배 과수원을 만난다

경상도 사람들 말대로

배 과수원이 천지삐까리다.


요즘 여기저기 눈 돌리는데마다

서로 어깨를 맞대고

누가 넘어갈까 나무 사이사이를

칭칭 여맨 가지위로 풍성하게 핀

하얀 배꽃이 눈을 사로잡는다.


작은 언덕언덕마다

마치 겨울속 하얀 눈꽃처럼

하얗게 치장을 한 배꽃들이 가득하다.


우리가 지나면서 보는

이 배꽃 가득한 과수원의 낭만은

농부들에게는 사치에 불과하다.


봄철이 되면 과수원 옆을 지날때

나무 밑에 뿌려놓은 퇴비로 인해

코를 막아야 하는 민폐를 자행하더니

또 몇일 지나면 작은 농기계가

배나무 사이사이를 휘저으며

농약 살포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더니 요 몇일 사이에

배꽃이 정말 예쁘게 피었다.

순식간에 너무도 예쁘게 피어 올라

가던 발길을 자꾸 잡는다.

눈이 호강하는 시절이다.


화접을 마쳐야 하는 농민들은

시기를 놓칠까 조바심내며

새벽부터 인력시장에 나가 구한

화접할 일꾼들을 승합차에

가득 태우고 과수원을 향하고

온종일 가을 최적의 수확을 위해

화접에 바쁜 나날들을 보낸다.


이제 시작인 과수원 일이지만,

열심히 땀 흘리며 지내실 올 한해

곱고 환한 배꽃같은 미소를

가을에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렇게 당신들은 고생을 한다해도

나는 지금 이 배꽃이 너무 예쁘다.





시조로 이 글을 마무리 합니다.

#시조


화접花蝶


        박종태

어제는

못보았던

당신의 그 미소를


이제야

또렷하게

가슴에 담습니다


사랑의

입맞춤으로

당신에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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