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근 시인의 화실 그리고 시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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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1 21:10
꽃비 햇살 타고 내리는 날에
이대근
때로는 마구 흔들려 보는 거야
외로운 탓에 스치는 갈바람에 꺾여버릴지도
몰라
어쩜
사소롭게 왔다가는 감기처럼
앓음도 필요할 때가 있어
그래야 그를 보낼 때 격한 아픔에 도움이 될
지도 몰라
묘하게 너를 알아갈수록
턱밑까지 숨이 차오르는 건
외로움이 놓고 간 오래된 아픔 때문일 거야
그가 없는 날
홀로 걷는 은모래 길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한 사람의 흔적처럼
꽃비 햇살 타고 내리는 날
마구 흔들려 보는 거야
그래야 견딜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