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동 시인의 틈나는 시간詩簡, 그리움

박이동 시인의 틈나는 시간詩簡, 그리움

소하 0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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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이동 시인

    

그리움만


        박이동


유리창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모습이 아른거렸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것이 끝맺지 못한 비행에

어둠 속으로 종착점도 모른 채 착지하고 말았네

뽀얗게 성애 속에서 너의 모습은 보일 듯 말 듯

사라졌다가 다가오고

이제는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도 모를

사랑했던 만큼 기쁨보다 오랫동안 머물렀다


바람의 방패가 되어주는 우람한 체구에

버팀목이 되었기에

아침 이슬을 맘에 묶어 두었더니

어느새 눈물이 되어 흐르고

춤추는 회상의 추억들이 아려옴이

좀처럼 시들지가 않는데

마냥 함께 할 것 같은 끈을 놓고 말았네

빈손안에 그리움만 엷은 눈을 먼 허공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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